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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G부사장)


“대한민국이 첨단산업의 세계 공장이 돼 세계의 산업지도를 바꾸겠다.” 취임 3주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조업 부흥을 선언했다. 제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70만개 국내 영리법인 중 제조업종은 기업수, 매출액 기준으로 전체 업종의 대략 60%를 차지한다. 제조업 종사자는 2016년 기준으로 전체 산업의 19%인 404만명이다. 지난 30년간 한국 경제에서 제조업이 기여한 비율은 30%를 웃돈다. 제조업의 흥망성쇠는 한국 경제와 맥을 같이한다. 신성장 발굴을 위해 IT(정보기술) 산업 등 서비스 산업에 대해 대대적인 지원과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제조업이 중심을 잡아주지 못한다면 한국 경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조업종은 최근 몇 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제조업 생산증가율은 2000~2010년 9.5%에서 2010~2017년 2.4%로 하락했다. 수출증가율 역시 같은 기간 10.5%에서 2.8%대로 떨어졌다. 제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는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더욱이 코로나19(COVID-19) 방역으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는 요즘 K제조업이 각광받을 절호의 기회가 왔다. 코로나19 사태로 다국적업체들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곳으로 생산시설을 옮기는 한편 한국처럼 의료체계가 발달된 지역에 위치한 제조업체에 공급망을 새롭게 확보하는 경향이 늘 것이다. 위기가 기회인 셈이다.
 
국내 유턴(리쇼어링)이나 해외기업 유치도 중요하지만 제조업 부흥의 핵심은 디지털화에 달려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디지털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갖추는 한편 디지털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 바로 이것이 제조업 디지털전략의 핵심이다.
 
이미 상당수 대기업 계열의 제조업체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수립하고 AI(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생산시스템 효율화와 비용절감을 꾀하는 한편 미래 시장의 수요 예측까지 시도하고 있다. 건설업종에서는 각종 건설현장에 IoT(사물인터넷)를 도입하고 모바일기기 및 드론(무인기) 등을 활용, 공정 전반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건설 시스템이 각광받고 있다. 자동차 업종에서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를 위해선 다량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빅데이터 기술과 AI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AR(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내비게이션 개발 및 자동차 설계 분야는 이미 상당 수준에 와 있다. 제품의 전략 자산화를 지향하는 전자업종에서도 데이터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VR(가상현실)·AR를 넘어선 MR(혼합현실) 기술이 폭넓게 채택되고 있다.
 
이처럼 제조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화가 진행 중이지만 문제는 중소 제조업체다. 주로 대기업에 부품을 공급하거나 하청을 받는 중소 제조업들은 디지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물론 정부가 스마트팩토리 지원사업 등을 통해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당장 눈앞에 처리해야 될 업무도 벅차 현장에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딴 나라’ 이야기다. 인력수급도 힘든 데다 디지털 지출 금액도 연간 1억~2억원 수준에 그친다. 중소 제조업체의 디지털화를 서두르지 않는다면 대형 제조업체들의 기반도 흔들릴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제조업종에서 ‘상생의 디지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머니투데이 20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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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5-13 17: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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