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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한국학호남진흥원, 총체적 난맥상 왜 이러나? - △진흥원 건물 추진도 못하고 △미래비전 부족 △리더십 부재 △성과 미흡 등 총체적 난맥상 드러내
  • 기사등록 2020-05-12 14:15:46
  • 기사수정 2020-05-12 14: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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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6일 한국학호남진흥원 개원식 당시의 사진


‘호남을 토대로 하는 한국학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겠다’고 한 ‘재단법인 한국학호남진흥원’의 마스터플랜과 추진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흥원 건물설립추진도 못하고 있고 △미래비전 부족과 △리더십 부재 △성과 미흡 등 총체적 난맥상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최근 1조원 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호남유치전에서 ‘쓴맛’을 본 뒤 호남권에서 국책사업 유치나 이미 유치된 국가적 지역특화사업 전략에서도 새로운 전기를 맞이해야 된다는 뼈아픈 지적 속에서 나온 것이라 그 파장이 더 크다. 


우선 출범 3년째이지만 한국학호남진흥원 건물 설립도 못하고 있다. 당초 광주시와 전남도는 200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행정동, 연구동, 수장고 등을 갖춘 진흥원 건물을 마련기로 했지만 요원한 일이 되고 있다. 현재 한국학호남진흥원은 광주시 광산구 소촌동 공무원 교육원 3층과 4층에 입주해 있다. 


성과물도 기대 밖이라는 평가다. 한국학호남진흥원은 주요 사업으로 △호남지역 한국학 관련 자료 수집·보존 △학술연구 및 교육 △스토리텔링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문화콘텐츠 활성화 사업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그 성과는 동네 연구소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한국학호남진흥원에서 지난 3년여 동안 발간한 간행물이 기정익(1627~1690)의 문집인 <송암집 상,하>,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의 문인의 문집들을 합본해 표점․영인한 <남파선생문집·대곡집·동오유고·선호집 1,2>, <장성행주기씨 금강문중 편역>, <기정진 역자>, 그리고 <구례 문화유씨 운조루문서 편역>, <해남윤씨 녹우당문서 편역>, 김영찬(金永粲, 1859~1945)의 <서암일기> 등으로 기씨 문고 발행에 일방적으로 치우치고, 표점찍기 등에 그쳐 의향 호남 등에 걸맞을 만한 호남학 업적이 없다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심포지엄 등을 위해 발간한 자료집도 <장성 행주기씨 금강문중파 기탁 고문헌> 등 5건에 그쳤다. 

이는 한국학호남진흥원이 20년 호남 숙원 사업으로 출범해 발간한 업적으로는 크게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학호남진흥원은 호남인들의 염원을 담아 3년 전에 겨우 출범했다. 


한국학호남진흥원 설립은 20여년 전 호남 한국철학의 선구자 현암 이을호(1910-1998) 선생이 살아생전에 “영남학에 견주어 턱없이 부족하고, 기울어진 학문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라도 호남학진흥원이 필요하다”며 처음 주장했고, 이후 2014년 10월 5일 광주·전남 상생협력 의제로 설정해 추진케 된 숙원 사업이다. 이후 지방자치단체 출연기관 설립승인(2017.5.17.행정안전부), 「(재)한국학호남진흥원 설립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2017.7.6. 전라남도 조례 제 4299호), 「(재)한국학호남진흥원 설립 및 지원 조례」 개정 (2017.8.1. 광주광역시조례 제 4950호), 재단법인 설립 등기 완료(2017.9.22.), 이사회 제·규정 의결 및 초대원장 선임(2017.11.28.)그리고 지난 2017년 12월 18일 이종범 초대 원장이 취임했고, 이듬해 4월 6일 (재)한국학호남진흥원이 개원식을 가졌다. 


그러나 출범 당시 초대원장 선임부터 갈등과 난맥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리더십이 있는 좋은원장을 추대하자는 주장도 있었으나 일부 참여 인사에 의해 경선에 부쳐졌고, 리더를 선출하는 모양세를 연출했다.

따라서 호남권 일각에서는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당초 의도한 대로 한국학호남진흥원을 왜 만들려고 했는지? 무엇을 연구해야 하는지? 영남학 등에 견주어 호남학 가운데 무엇이 더 시급한지? 등에 대한 엄중하고 치밀한 계획과 연구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항구적인 호남학 연구 여건기반 마련을 위해 한국학호남진흥원 건립을 어떻게 할 것이며? 이를 위한 시스템을 어떻게 갖춰야 하는지? 운영을 위한 계획은? 좋은 연구를 위한 자료 수집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종합 그랜드 비전과 이를 위한 실천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마스터플랜이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우려는 현실화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간 20여억 원을 쓰는 한국학호남진흥원이 튼튼한 연구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연구 방향이나 추진 비전 등이 명확해야 하는 데 이에 대한 기본 사업계획서 등이 전무한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호남학을 연구해온 한 인사는 “국가예산과 지방예산이 투입돼 비전 있는 사업 부분에 써야할 사업비를 호남역사 바로잡기와 같은 주제와 거리가 있는 근현대 문집 번역이나 개인 문집발행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표점이나 구두점 찍는 데에 머무르는 수준의 불요불급한 결과물로는 안 될 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대한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세운 학국학호남진흥원인데 이런 수준의 연구성과물을 내기 위해 거의 3년이라는 아까운 시간을 허비해 아쉽다”며 “한국학호남진흥원의 진정한 비전을 위한 종합적인 계획이 따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전면적인 판 갈이 수준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 전남도와 광주시 등 지자체, 그리고 의회와 시민단체, 학계 등에서 힘써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진 의원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을 방사광가속기 유치 결과를 계기로 길게 지역발전을 준비하는 그랜드 마스터플랜을, 넉넉한 시간을 두고, 치밀하게 준비하는 습관이 생겼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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