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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코로나 검사 진단키트를 구입한 뒤 미국 매릴랜드 주지사와 트럼프 대통령간 벌인 논쟁으로 ‘나주의 딸 유미 호건’ 여사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릴랜드 주지사를 겨냥해 “연방정부의 대책을 따르지 않아서 돈도 낭비하고 이해력도 떨어지는 것 같다고 비판”을 했고, 이 비난에 대해 메릴랜드 주지사는 “한국산 진단키트를 구입한 것은 정확히 대통령이 우리에게 하라고 말한 것을 따른 것”이라고 대응했다.

 

“검사 역량을 갖추는 것은 주 정부의 몫”이라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내세워 한국산 진단키트를 산 것을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선 것이다.

 

앞서 호건 주지사는 “한국으로부터 50만 건의 검사 물량을 샀다”며 한국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호건 주지사는 지난달 말부터 한국산 진단키트 구매를 추진해 왔다.

 

◆나주의 딸 유미 호건 여사

 

눈길을 끄는 것은 ‘나주의 딸’인 아내 유미 호건 씨가 이 계약을 이끌어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호건 여사는 1959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성인이 된 이후인 1979년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그는 한국 내 인맥과 유창한 한국어로 한미 양국 간 장벽을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로서는 진단키트 구매에 세계 여러 나라가 줄지어 요청하고 있었고, 물량 가운데 특정 국가나 지역으로 보내준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이를 관철시킨 것은 호건 여사의 역할이 컸다. 

 

호건 주지사는 지난 20일자 트위터를 통해 “토요일(18일) 유미 호건과 내가 볼티모어-워싱턴 국제 마셜 공항활주로에 서 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서 호건 주지사 부부는 마스크를 낀 채 한국산 진단키트를 공수해 온 대한항공 비행기 앞에 서서 기념촬영을 했다. 

 

메릴랜드주가 확보한 코로나19 검사 키트는 총 50만 건의 검사가 가능한 양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유미 호건 씨가 주도가 돼 추진한 진단 장비 공수가 약 한 달 만에 이뤄졌다. 당시로서는 ‘오래가는 우정’이라고 작전명이 붙을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기자회견에서도 호건 주지사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에서 우리를 지원해준 한국 파트너들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자신의 아내를 향해서는 “이번 작전의 챔피언”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유창한 한국어로 키트 업체와 밤샘 통화

 

당시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들은 ‘나주의 딸’인 유미 호건의 역할에 주목했다. 


 

이번 작전에서 호건 여사는 모국어인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해 한국 기업은 물론 대사관과 직접 통화하며 협상 타결을 이끌었다. 시차를 뛰어넘는 밤샘 통화도 불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호건 여사는 이달 초 전남도로부터 의료용 장갑 8만장과 의료용 가운 600벌을 지원 받는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전남도와 메릴랜드주는 호건 여사를 연결고리로 2017년 자매결연을 맺었다. 당시 자매결연식에 호건 여사가 참석하기도 했다.

 

그간 호건 여사는 정치인 남편을 내조하는 역할을 넘어 한·미 관계 증진의 가교 역할에 대한 포부를 밝혀왔다. 호건 여사는 2017년 9월 무역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만나기도 했다. 

 

방한 당시에도 "대한민국의 딸로서 한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하고 싶다"며 "제가 한국어, 영어 다 하니까 남편보다 (한·미 관계 증진을 위해)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내를 통해 한국과 밀접하게 연관된 호건 주지사는 지난 2월 문 대통령에게 '한국 사위'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두 사람은 2000년 처음 만나 인연을 이어오다 결혼했다. 당시 한차례 이혼을 경험했던 호건 여사는 적극적인 호건 주지사의 구애에 마음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화당 소속인 호건 주지사는 주의 테스트 키트가 충분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반박해왔다. 

실제로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22일(현지시간) 84만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오후 8시 39분(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를 84만476명으로 집계했다. 또 사망자는 4만6천611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는 계속 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전날인 21일 신규 확진자는 2만7천700명이나 됐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경제 활동에도 크게 제동이 걸렸고, 이에 경제 재개 권한을 가진 주지사들이 미 전역에서 본격적으로 경제에 재시동을 걸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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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4-23 12: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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