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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호 칼럼] 대한민국 1천년만의 기회와 호남 - 문병호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호남미래포럼’ 공동대표, 전 중앙일보시사미디어 대표)
  • 기사등록 2020-04-06 16:05:38
  • 기사수정 2020-04-23 12: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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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필자가  호남미래포럼 출범 6주년을 맞아 지난해 4월 발간예정이었던  회지 기고문 입니다. 회지발간이 미루어져 옮겨 싣습니다. >


전라도 정도 1천년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가 지난해(2018년) 이후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려 현종 9년(서기 1018년) 지방행정체계를 5도 양계로 정비하면서 가장 먼저 도로 설정된 곳이 전라도였고 이는 후대 조선의 8도체제로 계승되었기에 정도 1천년은 뜻이 깊습니다.

전라도로 구획되기 이전의 긴 역사를 유념해야 하지만 행정구역 전라도가 소급해도 1천년이 상한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것은 아직 미해결인 지역문제를 풀어가는 데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2019년)는 대한민국 건국의 시발점으로 치는 3.1운동과 상해임시정부수립 1백주년입니다.

정부와 민간 차원 여러 행사가 정초부터 시작되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호남은 8도 가운데 가장 앞서 정도 후 새천년 첫해를 대한민국 백년으로 맞습니다.

여느 해나 다름없었을 새해 아침 무등산 일출을 호남인들이 올해 더욱 뜨거운 가슴으로 바라보았다면 역사의 진운을 선도해온 지역의 주민으로서 그럴만한 이유가 없지 않았던 셈입니다.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호남미래포럼’ 에게도 올해(2019년)는 활동의 변곡점이 될 것 같습니다.

2013년 말 발기인총회를 기점으로 만 5년을 지나 변화가 필요해진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창립선언문에서 밝혔듯이 나름의 사명감과 전략을 가지고 활동을 시작했지만 역량과 여건의 한계로 의욕에 비해 성과가 미미하다는 평가를 스스로 하게 되는 점에 아쉬움이 큽니다.

창립과정에 참여했고 1년6개월간 운영위원장의 소임까지 맡았던 필자의 입장에서 지난 5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개인적인 소견일지라도 회원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뜻 또한 같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호남미래포럼’ 출범의 배경 

 

새삼스럽지만 이런 모임이 왜 필요하고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지 원초적 물음에 대한 재확인부터 한 다음 미래를 얘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영남출신 정치군인들이 주축이 된 군부독재 세력은 김대중-박정희 후보가 맞선 1971년 제7대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북한위협-안보위기론과 함께 영호남 지역대결 구도를 정권유지 정략의 두 축으로 선택하고 공공연히 실행했습니다. 

이 구도 하에서 호남의 소외가 구조화, 장기화되었고 이는 대한민국이란 공동체에 깊은 내상으로 남았습니다. 가해와 피해의 상관관계를 떠나 국가의 위기가 조성되고 심화된 것입니다.

고향을 떠난 호남인들의 경우 공직을 포함한 대부분의 영역에서 인사 등에서의 불이익은 말할 것도 없고 조직 내외로부터의 경계와 차별을 의식하며 자신을 지켜야 했습니다. 고향을 위해 뭉쳐서 무엇을 해본다는 생각은 하기 어려웠습니다. 상호 소통이 제약받는 상태로 오래 지내다보니 동향 동년배들끼리도 서로를 깊이 알지 못하고 소원해지는 일이 당연해졌습니다.

 

호남미래포럼은 바로 이런 상황에 위기의식을 느껴온 출향 호남인들의 대응입니다.

호남이 앞장서 이뤄낸 민주화의 진전을 기회로 살려 더 늦기 전에 각 분야의 전문인중 여건이 되는 사람들부터 모이기로 한 것입니다. 부당하고도 오랜 소외와 차별이 불러온 호남의 격차와 낙후를 극복하는데 힘닿는 대로 기여하고 가해자까지를 포함해 모두의 상처를 치유해 더 큰 대한민국의 길을 여는 밀알 역할을 해보자는 뜻이 포럼으로 결집되었습니다. 

 

대한민국 = 호남이 모임의 대의 

 

길지만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호남미래포럼’이란 명칭이 채택된 배경입니다.

이름에서 호남을 빼면 안 되느냐는 의견을 지금도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으나 호남과 대한민국을 하나로 보는데 모임의 대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늘 인용하는 이 충무공의 말씀 ‘약무호남 시무국가’를 풀어쓰는 셈입니다. 

또 호남이라면서 전북은 왜 빠졌느냐고 묻는 분들도 여전히 있는데 전북 쪽 사정으로 합류가 늦어지고 있을 뿐 창립준비 과정에서부터 협의와 공조관계를 이어가고 있기에 자연스러운 합류가 이루어질 것으로 봅니다. 

 

고향을 위해 출향인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긴 시간 논의가 있었고 좁혀진 의견이 정관과 사업계획 등에 반영되어 포럼활동으로 추진되어 왔습니다.

고향의 미래비전과 주요 현안, 또는 사업에 대해 제도권의 기관, 단체가 하기 어렵거나 소관이 분명치 않거나 보다 높은 객관성과 전문성이 필요한 사안 등에 회원들이 자기 분야에서 쌓은 경륜과 지혜, 권위와 신뢰를 조건 없이 제공하는 재능기부가 활동의 기본입니다.

나아가 고향의 다음 세대를 한국을 넘어 세계의 인재로 키우고 지역 기반, 지역 연고의 새로운 산업-기업 육성을 돕고자 하는 것이 활동의 두 축입니다. 

앞의 활동을 ‘호남 위상 바로세우기’라고 한다면 뒤의 활동은 ‘21세기 청해진 프로젝트’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활동은 비정치-비영리-비종교가 전제입니다.

 

호남위상 바로세우기와 21세기 청해진 구상

 

방송사 등 관련기관에 TV드라마 등에서의 지역편견 조장 관행 시정요구, KTX 열차 대전경유 운행 반대 성명, 금호산업 인수 출향인 입장 전달과 막후조정 노력, 인터넷 등에서의 호남 음해 대응, 지역 언론사와 선풀 캠페인 공조, 특별입법을 포함한 차별근절 대책 강구 등은 호남 위상 바로 세우기 활동에 해당합니다.

또 고향 각 급 학교를 대상으로 한 출향 선배들의 인생 진로 특강, 기업 애로 상담과 고충 해결 노력, 광주 김치축제 참여, 지역문화유산 탐방 간담회, 서울 지역 교류 정례 정책세미나, 19대 대통령선거에 즈음한 광주전남지역 27개 지방자치단체의 지역현안 총괄 정책건의서 유관기관 배포, ‘대한민국을 빛낸 호남인상’ 제정, 시상 등은 넓은 의미의 ‘청해진’ 사업입니다.

이런 활동 가운데 상당수가 당초의 기대에 비해 성과가 적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시행착오의 경험을 살려 이제는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야합니다. 

 

성과가 의욕을 따르지 못한 근본 원인은 물론 내부역량의 부족입니다.

각 분야에서 인정을 받은 전문가들이라고 해도 생장배경과 경험영역이 서로 다르고 연배의 차이가 있는데다 함께 공동과제를 수행해본 경험이 없으며 친밀도도 의외로 낮은 호남 출향인 관계의 특성 때문에 초기에 시간과 에너지를 예상보다 많이 소모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고자 월례 조찬모임, 무등 사랑방, 주례 운영위 회의, 수시 소집 확대 운영회의, 기획조정회의, 고문단회의, 이사회, 지회지부 간담회 등 내부 소통의 기회와 밀도를 높이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상호이해와 친밀도가 높아지면서 흔들리지 않는 구심력이 형성되었고 이제 제2기로의 새 출발이 가능해진 것으로 판단합니다.

내부 결속을 다지고 대외적으로 존재를 알리는 수준의 기본활동을 역할의 전부로 알거나 중심으로 삼아서는 포럼의 취지가 빛을 잃게 될 것입니다.

2기 활동의 방향을 놓고도 여러 의견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체를 종합하면 말씀드린 ‘제2 청해진 프로젝트’로 수렴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기에 내부 토론을 거친 결론이지만 다시 확인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이유는 자명합니다.

청해진은 역사 속에서 호남인에게 가장 강렬하고 자랑스럽게 각인된 현실의 성공모델입니다. 때마침 지구촌을 휩쓰는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1천2백 년 전 장보고대사의 대전략이 현 시점에서도 유효하고 어쩌면 더 성공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고 보여 지기 때문 입니다. 

호남인이 공유하는 가슴 뛰는 성공 체험보다 적실성이 높은 미래 비전을 찾기 어려운데 굳이 다른 모델을 내세울 이유도 없다고 봅니다.

불필요한 논란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장보고 전략 요체는 호남을 동아시아 중심으로 보는 인식전환

 

장보고는 철저한 신분제 사회였던 신라 왕조의 쇠퇴기에 혜성같이 등장해 동아시아 해상 무역로를 평정하고 부와 정보와 사람을 한데 모아 경제수도, 해상왕국을 건설하였습니다. 

서기 828년 개설돼 851년까지 23년간 존속한 청해진은 정치가 아니라 경제와 문화, 국내가 아니라 해외를 무대로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의 군산복합 세력이 주체가 되어 실현한 세계 역사에 유례없는 미래개척 성공 프로젝트입니다.

600여년 후 네델란드와 영국이 세계 패권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각기 설립한 동인도회사의 원형이나 다름없는 청해진은 오늘의 뉴욕과 그 위상이 비견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호남 바닷가 한미한 집안 출신인 장보고는 부와 명예와 권력을 쥐자 신라 왕권을 다투는 정쟁에 뛰어들었다가 846년 암살당하고 청해진의 영화는 사실상 18년 만에 막을 내립니다. 

그가 신라의 중앙 정치권력을 넘보기보다 초심을 지켜 동아시아의 바다를 더 오래 누볐더라면 한국과 호남의 오늘은 지금과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장보고 전략의 요체는 호남을 한국의 변방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중심으로 바꿔 보는 인식의 전환입니다. 호남에서 곧바로 동아시아와 세계로 나아간 것입니다.

한반도의 남단을 땅 끝이 아니라 서남해-태평양이라는 바다와 한반도-만주-시베리아 대륙의 시작점으로 동시에 보는 새로운 인식이 21세기 청해진 구상에서도 출발점 입니다.

그럴 듯은 하지만 가능하겠느냐고 회의하는 사람에게는 한국사회의 고정관념들을 하나하나 부수면서 세계로 진격중인 아이돌 그룹 BTS의 성공을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들이 바로 21세기 버전의 청해진이자 장보고의 새 모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중문화 영역에서 BTS가 이루어낸 도전과 성공의 드라마를 호남의 젊은 세대가 다른 많은 영역에서 더 크게 이루어낼 수 있다고 한다면 헛된 기대일까요?

못 올라갈 나무로 치부하고 쳐다보지도 말아야 할까요?

 

서울만을 바라보고 정치에 관심을 집중해온 습성과 과감히 절연할 때 새 길이 열립니다.

서울과 정치의 순위를 뒤로 돌리고 세계진출 경제-문화 새 판 짜기를 주도하자는 얘기입니다. 

얼마 전 김영록 전남지사가 한 모임에서 ‘“핸드폰 하나만 들면 전 세계와 소통이 가능한 세상인데 전라도가 세계의 중심이 못될 것 있느냐”고 도정 브리핑을 하는 것을 듣고 고향의 의식전환이 생각보다 빨리 이루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된 것은 다행입니다. 

18년 만에 막을 내린 미완의 드라마, 그래서 호남인에게 한으로 남은 장보고와 청해진 사람들의 못다 이룬 꿈을 21세기 후손들이 새 문명의 버전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면 이는 호남의 새 시대를 넘어 대한민국의 도약, 웅비로 이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먼저 할 일은 동학 농민항쟁 - 광주학생독립운동 - 5.18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져 온 저항과 희생의 기억들을 이제는 승화시켜 내면화하고 그 피해의식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을 바꾼 다음 사람과 기업을 키우는데 지역의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합니다. 

모든 것이 결국은 사람으로 귀결되기 때문입니다. 

 

BTS의 성공이 입증한 21세기 청해진구상의 현실성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달성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의 오늘은 호남의 희생과 공헌이 큰 밑거름이 된 것을 역사가 공인하고 평가도 끝났습니다. 

흐름에 뒤쳐진 구세대 일부가 질시를 보내고 음해를 반복하더라도 흥분하기보다 여유를 갖고 어른스럽게 상황을 관리하는 지혜를 발휘할만한 단계로 호남은 성숙했다고 봅니다.

삭이기 어려운 분노의 에너지가 그래도 남았다면 미래개척에 동력으로 쏟아 부으면 됩니다.

BTS를 키운 작곡가 방시혁이 얼마 전 모교 서울대 졸업식에서 한 축사 내용이 그것입니다. 

부조리한 음악계 현실에 대한 분노가 그와 방탄소년단의 오늘을 있게 한 힘이었다는 증언을 호남에 대입한다면 1천년을 응축시켜 온 호남의 에너지는 세계를 흔들고야 말 것입니다. 

 

사람과 기업을 키우는 일에는 여러 차원과 영역과 방법의 논의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순위와 접근방법에도 서로 다른 판단과 의견이 있을 것입니다.

호남 전체가 나서 긴 호흡으로 추진해야할 과제이므로 포럼은 포럼의 성격에 가장 맞는 과제와 방법을 찾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과를 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초기부터 논의만 하고 시도를 못한 유치원 또는 초등학교 외국어 학습 환경 개선 지원, 지역 대학 또는 기관 단체와 연계한 시민 교육, 남도학숙 멘토링 사업 확대 내실화, 청년 세대의 공직 등 사회진출 지원, 창업 활성화와 기업 해외 진출 조력, 정부의 도시재생 정책에 부응하는 호남판 스마트 시티-타운-빌리지 프로젝트 자문 공조 등등의 아이디어가 있지만 역시 토론을 통해 장단기 과제를 집약하고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중앙정부, 각급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연구소, 사회단체, 기업 등이 저마다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포럼이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합니다. 

 

김으로 신화를 일군 태국 청년사업가의 야망

 

이런 구상들이 구름 잡는 얘기로만 들린다면 작은 참고사례를 하나 더 소개하려 합니다.

전남이 주산지인 김 이야기 입니다.

김의 해외수출액이 2008년 7531만 달러에서 지난해 5억 2553만 달러로 10년 만에 7배가 늘었습니다. 정부가 세운 2024년 수출 목표액은 10억 달러입니다. 

 

한류 붐까지 가세해 시장이 세계로 확대되면서 소비 폭발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김 시장에서 김 생산이 전혀 없는 태국의 한 젊은이가 신화를 쓰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에서 마른 김을 수입 해다가 다양한 맛으로 재가공해 태국 국내와 중국, 일본, 유럽, 미국 등지에 수출해 큰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태국 내 시장점유율 67%, 2017년 총매출 한화 1천8백여억원.

태국말로 작은 보스를 뜻한다는 ‘타오케노이’ 창업자 이띠팟 톱 피라데차판이 회사 홈페이지에 내건 슬로건은 “김을 바다(sea)에서 매장(store)으로”입니다.

 

대학을 중퇴하고 가공 김을 파는 노점으로 시작해 창업 10년이 안 돼 이룬 성과입니다.

30대 초반에 태국의 유명기업인이 된 그는 “세계인구의 20%는 김을 먹어 본 경험이 있다”고 사업의 미래를 낙관합니다.

이 신화를 호남의 젊은이 가운데 누군가가 쓰는 것이 불가능하기만 했을까요?

만일 국내 요식시장의 주방 주도권을 가진 호남이 ‘10년 내에 전 세계 인구 100만 이상 도시에 호남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을 한곳 이상 개설하고 이를 네트워킹’ 하는 계획을 추진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요? 

장보고의 열정과 용기, 창의와 결단 말고 필요한 것은 그것을 뒷받침하는 후원 시스템입니다.

 

항일독립전쟁 시기 민족사학의 개척자 가운데 한 분인 단재 신채호 선생은 고려중엽 묘청의 난을 우리 역사 1천 년래의 대사건으로 규정했습니다.

신라의 반도 통일 이후 내부에서 힘겨루기를 해오던 자주파와 사대파의 세력대결에서 사대파가 자주파를 압도하게 된 전환점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함석헌 선생이 ‘뜻으로 본 한국역사’에서 우리 역사를 등뼈가 부러진 역사로 서술한 것도 같은 맥락의 역사 이해일 것입니다. 

3.1 1백주년은 망국으로 귀결된 1천년 회한의 역사를 돌이키는 원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맑은 정신을 회복해 분열-대외굴종의 악습을 단호히 끊어내고 단합과 자주의 기상으로 부러진 등뼈를 다시 잇는 진정한 광복의 대장정, 그 출발점이 올해라고 봅니다.

지난 1천여 년 그래왔듯이 호남이 그 선두에 서야하지 않을까요?

 

예향도 의향도 부가 기반, 부자마음 회복해야 부자동네 복원 가능 

 

1만5천여 년 전 지구에서 농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호남은 길게 잡아 최근 한 세기를 빼고는 한반도에서 어느 지역보다 풍요를 누린 ‘부자동네’였다는 사실을 기억에서 되살려내야 합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 먼저 할 일이 부자마음을 갖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부자라서 부자 마음을 갖는 것은 결과이고 부자마음을 가져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일체유심조의 역설은 부처님이 설파한 진리이자 현대과학이 밝혀낸 원리입니다.

긴 역사에서 보면 찰나와도 같은 근현대의 불우, 피압박, 가난의 기억 너머 동아시아를 주름잡았던 청해진의 영광을 포함해 유사 이래 넉넉했던 삶의 유산을 다시 이어야 합니다. 

유리한 자연조건을 지혜롭게 활용한 높은 생산력을 기반으로 호남은 가장 이른 시기부터 독자의 문화를 일구었고 공동체를 지키는 윤리도덕을 발전시켜 내면화해 왔습니다. 

이것이 후대에 특별한 역사의식과 실천력으로 발현되어 국난의 시기마다 목숨을 건 투쟁으로 오늘의 대한민국까지 민족과 국가의 정체성을 지키는 구심이 되어 온 배경이라고 봅니다.

서구사회에서 말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한국적 행태가 바로 국가위기에서 보여준 부자동네호남의 자기희생과 분투라고 한다면 아전인수의 해석일까요? 

 

호남에게 대한민국 1백년은 정도 1천년 만에 맞는 기회인 것이 분명합니다.

큰 꿈을 꾸어야하고 그 출발은 자신을 바로 아는 긍지와 자신감의 회복에 있습니다.

21세기 청해진의 비전을 공유하고 예향, 의향에서 나아가 그 기반인 부향, 덕향의 전통과 자긍심을 회복해 호남인들이 기미독립선언서 표현대로 인류 신문명 개척의 정경대도에 맥진해 나간다면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새 시대, 새 역사 아닐까요?

통일 이후까지 큰 꿈을 가슴에 품고 호남이 새 천년 미래개척에 나서기를 고대합니다.

포럼활동의 초점도 거기에 맞추자고 재확인, 제안하면서 회원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호남과 대한민국에 가져다준 1천년만의 기회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그것이 온 겨레가 하나로 뭉쳤던 3.1 1백년의 다짐이 되어야 할 것으로 믿습니다. 

때가 왔고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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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4-06 16: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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