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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주이탈리아 대사)



  • “The games must go on”(경기는 계속되어야 한다)은 1972년 뮌헨 올림픽경기 중 아랍 테러리스트들의 총격에 희생당한 이스라엘 선수 11명의 추도식에서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브런디지가 추도사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림픽경기를 계속하겠다며 선언한 말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온 국민이 두려움과 불안 속에 놓여 있고 경제, 교육, 체육, 문화, 종교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사회 활동이 제한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다.
    코로나 비상사태를 맞고 있는 우리 국민은 병실 부족과 마스크 대란 속에서도 대부분 예방수칙을 지키면서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는 유증상자이면서도 검진을 회피하고 잠재적 감염자가 되어 돌아다니고 있으며, 일부는 집회나 모임을 자제해달라는 정부의 요청에도 따르지 않고 이를 감행하고 있다.





  • 대통령과 정부의 사과와 책임만 요구하거나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우리 정부가 명명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굳이 ‘우한 폐렴’이라고 고집하면서 중국인 입국을 금지 안 한 탓이라며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고, 외국을 방문했다는 이유로 외교부 장관을 비난하며, 보건복지부 장관의 말꼬리를 붙잡고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또 <기생충> 관계자들을 치하하기 위한 청와대 오찬을 두고 이 비상시국에 ‘짜파구리 파티에서 파안대소’했다고 희화화하고 있다.



  • 대통령은 코로나에만 전념하고 다른 국정은 손을 놓아야 하는가? 메르스 때와 달리 전면에 나서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 밖의 일정은 모두 중지해야 하는가? 봉준호 감독 일행은 축하받을 쾌거를 이루어냈다. 우리 대통령이 세계에 없는 제왕적 대통령이니 권력을 분산하고 총리나 장관에게 위임하라고 헌법 개정을 오랫동안 다들 외쳐왔는데, 무슨 일만 생기면 모두 대통령이 챙기고 대통령이 사과하라고 나서는 것은 자가당착 아닌가.



  • 한국인의 입국 금지 문제는 물론 외교부의 일이다. 장관을 포함해 외교 시스템이 하는 것이고, 장관은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 외국에서도 얼마든지 당해 외교 라인과 교섭할 수 있다. 코로나 때문에 외교장관이 국내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외교장관의 바른 모습일까. 가까운 장래에 대통령이 중요한 국제회의나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해야 한다면 이 비상시국에 어디 가느냐는 비난이 무서워 국내에 남아 있어야 할 것인가.


  • 중단 없는 국정이 요구된다. 정부는 행정 및 의료 능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코로나 퇴치에 중점을 두면서도 모든 부서는 기존의 계획된 정책을 집행하고 자신들의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 특히 위축된 경제를 어떻게든 되살려내야 한다. 우리 국민은 우리나라의 선진 의술을 믿고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차분히 일상생활을 꾸려나가야 한다. 코로나에 대한 책임 문제는 추후 따져볼 일이다.

    다가오는 4·15 총선도 예정대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3월 중에 다른 결정을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코로나 책임도 묻고 국회의원 자격이 없는 사람들은 걸러내야 한다.


  • 거짓말하는 사람, ‘내로남불’,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 매는 자,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고 우기는 자, 같은 전과를 되풀이한 자, 우리 역사를 부정하거나 이해 못 하는 자, 막말하는 자 등등… 올바른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 인류는 고난을 극복하며 발전해왔다. 우리 민족도 외침, 전쟁, 빈곤, 역병 등 수없는 고난을 극복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세상은 고난으로 가득하지만 고난의 극복으로도 가득하다.”(헬렌 켈러) 우리도 이제 인류 보편적인 교양과 선진 시민의식으로 나와 이웃 그리고 나라를 함께 보살피자.

             (한겨레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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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4-06 15: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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