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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세계 각국이 핵심 방호물자인 마스크 확보로 주변 국가 간 극심한 마찰을 빚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페어플레이'의 정신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현대판 해적질” 같은 거친 말이 오가고 중개업자들을 동원한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동맹(우방)국들 사이에서도 웃돈을 제시하면서 다른 나라의 물량을 가로채는 것은 물론 정보기관이나 중개업자들까지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과 1~2주 전까지만 해도 대중적인 마스크 착용에 회의적이던 미국과 유럽이 마스크의 ‘바이러스 차단’ 효과를 인정하고 적극 권장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꾸면서, 마스크가 전통적 동맹 관계까지 흔들고 있는 것이다.

 

마스크 전쟁은 미국과 유럽에서부터 시작됐다. 

독일 일간 <타케스슈피겔>은 베를린 주정부가 미국의 생활용품 제조업체 쓰리엠(3M)의 중국 공장에서 주문한 마스크 20만장을 미국이 물품 경유지인 타이 방콕에서 웃돈을 주고 빼돌렸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필요한 의료장비를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자국 기업들에 대해 ‘보복 조처’를 경고하고 나선데 따른 후속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사람들이 우리 국민에게 필요한 것을 주지 않는다면 매우 거칠게 대하겠다”며 “이는 보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마스크 가로채기 의혹이 불거지며 “현대판 해적질”이란 거센 비난까지 나왔다. 

독일 베를린주 의회의 안드레아스 가이젤 상원의원은 “(미국의 행위를)현대판 해적질”이라며 “이는 대서양 양안 파트너를 대하는 방식이 아니다. 더욱이 글로벌위기 시기에 ‘서부 시대 활극(wild west)’ 같은 방식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프랑스에서도 “마스크와의 전쟁”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그러나 지난 3일엔 프랑스가 중국산 마스크 수백만 장을 싣고 프랑스로 오려던 비행기가 상하이에서 프랑스의 구매 가격보다 훨씬 많은 웃돈을 현찰로 지불한 미국 업자들에 의해 미국으로 목적지 항로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주 의회의 르노 뮈즐리에 상원의장은 현지 방송 <베에프엠>(BFM) 인터뷰에서 “정확히 그렇다. 적재 예정 물품을 포장 째 3~4배 비싼 가격을 주고 구매한 한 나라(미국)가 있다. 그 때문에 마스크가 사라지고, 마스크를 주문한 프랑스 지자체들은 궁핍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스크 가로채기에 프랑스도 자유롭지 못했다. 프랑스 정부가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미리 주문한 물량을 중간에 가로챘다는 보도도 프랑스 언론으로부터 나왔다.

프랑스가 스웨덴의 한 업체에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고 물량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문제가 불거지지 스웨덴 정부까지 나서서 프랑스에 신사적으로 행동하라고 촉구까지 했다.

 

이날 스페인도 터키에서 들여오기로 하고 이미 대금까지 치렀던 인공호흡기를 터키 공항에서 압수당했다. 스페인의 아란차 곤살레스 외교장관은 “수입 예정이던 인공호흡기가 터키에서 발이 묶였다, 터키 정부가 자국 환자 치료가 더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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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4-06 09: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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