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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마저 잊게 할, 순천 계월마을 벚꽃 - 순백의 매화가 마을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순천 계월마을의 매화밭
  • 기사등록 2020-04-01 01: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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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는 마을에 흐드러져 있다. 마을 주변이 온통 매화밭이다. 마을과 매화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계월마을의 매실나무 재배면적은 100만㎡ 남짓. 순백의 매화가 마을의 돌담과 조화를 이뤄 멋스럽다. 산길과 밭두렁이 매화밭의 배경이 된다. 

 

매화밭도 한적하다. 찾는 발길이 드물다. 돌담길과 밭두렁을 따라 매화를 차분히 감상할 수 있다. 꽃도 소박하다. 매화 향도 깊고 그윽하다. 마을과 매화밭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매향이 산정을 넘지 못한다. 매향이 오래도록 머무는, 이른바 향매실마을이다.

하늘 파란 날, 매화밭에 돗자리를 펴고 앉으면 더없이 좋다. 맑은 날은 물론, 비가 내려도 운치가 있다. 나만의 매화밭이다.

 

첫 번째 순천매실나무도 여기에 있다. 이문마을 출신 고 이택종이 일본에서 가져와 심었다. 일본에서 살던 이택종은 1964년 아주 귀국하면서 매실나무 묘목을 가져왔다. 순천매실의 효시다.

 

마을주민들이 그의 공적을 기려 비를 세워 놓았다. 고인이 심은 첫 번째 매실나무는 이문삼거리에서 자라고 있다. 나무가 건강하다. 매화를 벙글벙글 피워 탐스럽다. 봄비를 맞아 조금 오긋해진 꽃도 어여쁘다.

 

매실나무뿐 아니다. 마을에 복숭아나무, 감나무, 밤나무도 지천이다. 만발한 매화가 질 때쯤 복사꽃이 피어난다. 감꽃과 밤꽃도 잇따른다. 봄에서 여름까지 꽃동네를 이룬다. 초여름엔 매실, 여름엔 복숭아를 딴다. 가을엔 감과 밤을 수확한다. 과수를 재배해 생계를 이어가는 산골이다.

 

계월마을은 여행지가 아니다. 변변한 문화재나 유적도 없다. 술집, 찻집은 물론 편의점, 모텔도 하나 없다. 하지만 주민들은 개의치 않는다. 오래 전부터 그렇게 살아왔다. 

어쩌다 찾아오는 외지인들도 ‘마을이 참 이쁘다’고 입을 모은다. 불편함을 외려 매력으로 꼽는다. 참참이 찾고 싶은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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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4-01 01: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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