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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식 /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만이 유능한 지도자를 가질 수 있다
  • 기사등록 2021-11-15 11:31:01
  • 기사수정 2021-11-15 11: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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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행정학과 명예교수




‘개는 훌륭하다’라는 TV프로그램을 보면 개가 문제가 아니라 개를 키우는 주인이 문제입니다. 주인의 생각과 개의 환경을 바꿔주면 개는 정상으로 돌아갑니다. ‘고객은 왕이다’라는 말을 많이합니다. 저는 요즘 대통령 선거를 몇달 앞두고 ‘국민은 항상 옳다’라는 주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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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정서도 있고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정서도 있습니다. 우리는 말로만 좋은 후보를 원한다고 하면서 막상 국민의 선택을 보면 도덕성이 좋은 후보도 경륜이 많은 후보도 정책이 좋은 후보도 아닙니다. 대학에서 총장을 선출하는 선거 또한 대통령 선거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미지, 친소관계, 세력, 이해관계에 의해 총장이 결정될 뿐 지식인의 선거라고 도덕성, 개인의 됨됨이, 경륜, 비전 등을 보고 선출하지 않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인간 본연의 모습이고 인간의 한계를 표출하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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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을 감옥에 보낼 대통령을 원하는 국민정서도 있습니다. 부동산 정책의 획기적인 변화를 원하는 국민정서도 있습니다. 아무리 여당이 한심하다고 해도 야당은 더 나쁜 놈이라는 국민정서도 있습니다. 저는 독재국가가 아닌 한 국민정서는 옳고 그름을 따질 문제가 아니라 수준의 높고 낮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중도가 어떤 국민정서의 손을 들어주는가에 따라 즉 시대정신이 결정되고 시대정신의 수준이 결정됩니다. 따라서 그 나라의 정치수준은 중도의 수준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중도가 어떤 편을 드는가에 따라 어떤 국민정서가 시대정신으로 등극하는지 결정됩니다. 시대정신을 알고 싶으면 중도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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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가 30%쯤 되어 다음 선거에서 트럼프가 다시 출마할까봐 민주당에서 긴장한다고합니다. 하지만 중도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트럼프는 다시 대통령이 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미국 선거에서도 중도의 수준이 결국 시대정신의 수준을 결정하고 정치 수준을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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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이쪽 저쪽에 투표한다고 해서 중도를 스윙보터(swing voters)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 중도는 이번에 어느 국민정서에 더 많이 기울까요?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참으로 궁금합니다. 요즘 많은 국민이 자신이 반대하는 정당의 후보가 당선될까봐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즐겁게 생각합시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큰 일 날 것처럼 걱정하거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큰 일 날 것처럼 걱정하는 국민이 많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대통령이 함부로 나라를 좌지우지하기 어려운 시대에 진입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정권이 2022년 출범하면 한바탕 한풀이는 불가피해보입니다. 개가 훌륭하듯 국민은 항상 옳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건강하고 두터운 중도가 있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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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11-15 11: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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