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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근 / 브룩스, 임호영의 '포린 어페어즈' 기고문에 대한 논평
  • 기사등록 2021-08-05 16:38:23
  • 기사수정 2021-08-06 16: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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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방개혁연구소장


                                                                                                                       




전 한미연합사령관 부룩스와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임호영이 2021년 7월 29일 Foreign Affairs에 "A Grand Bargain With North Korea: Pyongyang’s Economic Distress Offers a Chance for Peace"란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내용의 요지는 북한이 코로나 등으로 초래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탈피하기를 원하고 있는 듯 보이는데 이것을 기회로 북한 체제를 중국으로부터 분리시켜 미국 중심의 체제에 통합시킴으로서 한반도 평화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론적으로 보면 그럴 듯 해 보인다. 그러나 이처럼 하기 위한 방안이 문제다,


가장 먼저,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과학기술 등 제반 분야에서 한미가 중국에 대항할 수 있도록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을 겨냥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이 적극 동참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는 한국이 미국의 중국 봉쇄 노력 측면에서 최일선이 되어야 할 것이란 의미다.


이처럼 한미관계를 중국을 겨냥한 체제로 강화시킨 상태에서 핵 및 미사일 관련 북한의 반응을 보며 점차적으로 북한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핵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북한과 미국이 동맹을 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상기 방안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상기 글의 방점은 "북한과의 그랜드 바게인"이란 제목과 달리 한국정부와 한국인을 겨냥한 성격이다. 중국을 겨냥한 정치, 경제, 외교 및 군사를 포함한 모든 제반 분야 측면에서의 한미동맹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강화를 전제로 대북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소위 말해, 이처럼 한미동맹이 중국을 겨냥하여 철통같이 강화되었음을 전재로 한 대북 정책이란 것이다.    


북한 관련 정책은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성격이란 의미다.


한국이 상기 글에서 요구하는 바처럼 중국을 겨냥하여 정치, 경제 등 제반 분야에서 미국과 철저히 공조하는 경우 중국의 반응은 어떠할까? 온갖 노력을 동원하여 북한을 중국으로 품고자 노력할 것이다. 지금도 중국은 매년 100만톤의 유류와 100만톤의 식량을 북한에 제공해주고 있다. 중국은 보다 많은 식량을 북한에 지원해줄 것이다. 이 같은 상태에서 북한이 상기 글에서 요구하는 바처럼 핵 및 미사일과 관련한 유엔 결의안의 해제를 위한 노력을 전개할까? 그 와중에서 한중관계는 보다 더 악화될 것이다.


먼저 미국과 북한이 중국을 겨냥한 동맹을 체결해야 할 것이란 발상을 제안한 사람이 부룩스와 임호영만이 아니란 사실이다.


상기 글에서 보듯이 미국 내부에서는 북한과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동맹을 체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사람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이처럼 북한과 미국이 동맹을 체결하면 남북이 통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키신저와 같은 미국의 전략가들은 한반도 통일은 절대 곤란하다고 말한다. 한반도가 통일되는 경우 미군의 한반도 주둔이 명분을 상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포린어페어즈에 기고한 글에서는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진정 원하고 있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인들이 저술한 최근 글을 보면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결코 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2018년에 미 외교협회 연구원 스콧 스나이더가 저술한 South Korea at the Cross Road란 제목의 책을 보면 미국 입장에서 미군의 한반도 주둔이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보장해주는 것은 결국 북한 핵무장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말하는 사람이 스콧 스나이더만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미 외교협회 연구원 미라 라콥포가 저술한 Shield of the Republic란 제목의 2020년 책을 보면 북한 핵무장이 미국의 국익에 상당히 많이 기여했다고 말한다. 냉전 종식 이후 한국과 일본에서 미국과의 동맹을 재고해야 할 것이란 목소리가 없지 않았는데 이 같은 목소리를 잠재운 것이 북한의 핵무장 노력이었다고 말한다. 오늘날에도 북한 핵무장을 빌미로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편 2016년 당시 Alexandre Debsd와 Nuno P. Monteiro가 공저한 Nuclear Politics: The Strategic Cause of Proliferation이란 제목의 책을 보면 미국은 자국의 패권 이익에 입각하여 특정 국가를 핵무장해주는 반면 또 다른 국가의 핵무장을 극구 반대한다. 예를 들면, 미국은 이스라엘과 파키스탄의 핵무장을 노골적으로 지원했다. 


이들 국가의 핵무장을 주변국이 방해하지 못하도록 적극 노력했다. 미국이 이처럼 했던 것은 이스라엘과 파키스탄의 핵무장이 미국이 아닌 또 다른 패권국가 부상 저지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상기 책에서는 북한의 핵무장 노력을 미국이 저지하지 않은 것이 저지하는 경우 장사정포로 수도 서울을 공격할 가능성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북한이 핵무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북한 핵무장 관련 책인 Meltdown이란 제목의 책을 보면 2002년부터 미국이 북한 핵무장을 종용했음을 알게 된다. 북한 핵무장 노력에 전혀 제동을 걸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미국의 관심은 북한 핵무장 저지가 아니고 핵물질을 외국에 전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미국은 동북아 질서 유지 차원에서 북한 핵무장이 절실히 필요했다. 북한이 핵무장하지 않았더라면 항공기, 전차 및 함정과 같은 재래식 전력 측면에서 북한군이 한국군과 비교하여 대단히 열세하다는 점에서 한국인들이 곧바로 주한미군 철수를 외쳐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키신지와 같은 미국의 전략가들은 주한미군 철수를 동북아지역에서의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으로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마치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원하고 있는 듯 가정하고 있는 상기 글의 대북 제안은 타당성이 없다. 아무튼 임호영과 브룩스의 포린 어페어즈 글에서는 북한 핵 및 미사일 개발이 미국의 작품이란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적어도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그런데 상기 글에서 제안한 대북제안은 북한 비핵화와 동조되어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미국은 향후에도 북한이 결코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수 없도록 교묘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예를 들면, 북한이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완벽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란 CVID 개념의 요구가 바로 그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임호영과 부룩스의 상기 글은 북한을 겨냥한 것이 아니고 한국정부와 한국인을 겨냥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이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바처럼 한국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깊숙히 동참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 정치 등 제반 측면에서 한미관계를 보다 더 중국을 겨냥하는 성격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벌이는 경우 한반도가 미국과 일본을 대신하여 전쟁터가 되게 만들어야 할 것이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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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8-05 16: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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