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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대 /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후보는 자진 사퇴해야
  • 기사등록 2021-07-30 15:19:28
  • 기사수정 2021-07-30 17: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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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전략개발원장




 

 대선을 앞두고 집권당의 후보 간 경쟁이 뜨겁다. 최근 영남출신 여당 후보가 호남출신 후보에게 우리의 반만년 역사상 호남 쪽이 주체가 되어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없었다고 하여 논쟁중이다. 정치적인 상황하의 발언은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는데 있다. 따라서 정치인 발언의 진위는 매우 중요하므로 역사적 사실과 객관성 있는 기준에 따라 판명해 보아야 한다.

 

한반도에 통합된 정치 체제가 들어선 시기는 반만년이 아니라 삼국 통일 시기를 기준으로 하면 약 1,300년 전이다. 신라에 의한 통일은 외세와 영남 지역이 주도하였지만 고려의 재통일과 조선의 건국은 호남 출신이 중심이었다. 

고려 태조 왕건과 송악의 호족들은 청해진 대사 장보고가 몰락한 이후 도피한 서해 지역 해상 세력의 후예라고 전해지고 있다. 왕건이 후백제와 겨룰 때 호남 지역 세력의 도움을 받아 지금의 목포, 나주까지 영역을 확장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는 북쪽의 영흥 출신이지만 그의 본관이 전주이므로 호남출신이라 할 수 있다. 전주의 향토 사학자들은 모악산(毋岳山)의 정기와 호남평야가 한반도에 이름을 떨칠  6명을 배출할 만 하다고 믿고 있다. 현재까지 견훤, 이성계, 이승만, 전두환, 김일성이 나왔으므로 언젠가 한반도를 통일할 수 있는 걸출한 인물이 등장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후백제의 신검이 아비를 퇴출시키고 왕건과 맞섰기 때문에 고려시대부터 호남을 차별했으리라 생각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조선시대에도 정여립 사건, 동학 농민운동 등으로 인해  압박과 피해를 당했다고 인식하는데 호남지역이 임진·정유 왜란시 왕성한 의병활동과 관군에 대한 지원으로 국체를 수호한 것이 차별받지 않았음을 말해 주고 잇다.

 

 일본이 조선 병합 이후 지역별로 대립 갈등을 시켜 분할 통치하면서 지역감정이 악화되었다. 그런 가운데 일본은 자국에 부족한 쌀 등 농산물을 호남지역에서 다량 반출함에 따라 지주의 소작농으로 있던 다수 농민들의 불만이 폭증하였다. 식민체제의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면서 상대적으로 고통이 심했던 호남인들은 광복이후 건국, 좌우갈등, 전쟁의 험난한 순간을 극복하면서 또 다른 어려움에 봉착하였고 역사의 피해자가 되었다.

 

 이승만은 이북출신이기 때문에 영·호남 등 지역면에서 비교적 여유로웠다. 그의 집권기간 농지개혁, 교육 장려, 인재 기용 면을 고려하면 각종 선거시 호남지역이 이승만 정권에 대하여 우호적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6·25전쟁 전후 좌익인사에 대한 가혹한 처벌로 피해가 발생하였고 집권 후반기 한민당과 대립 관계에 놓여 불리한 상황이었다고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이승만 집권기 호남은 권력의 일정 부분을 차지한 주역이었다.

 

 5·16이후 군사정권 시대에 영남출신 대통령은 각종 인사, 예산지원, 개발정책 추진시 호남지역에 대해 세심한 배려를 하였다. 당시 대통령의 참모들은 정책 계획이나 인사 방안 보고시 호남 배려에 관한 질문을 준비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통치 기간이 경과 하면서 호남 지역이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불만을 갖기 시작하였는데 대통령 선거시 영·호남 후보가 경쟁하면서 고질적인 지역감정을 유발시켜 치유하기 어려울 만큼 감정의 골이 깊어진 점은 아쉽다. 

 

내년 대선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선거도 전쟁과 같아 가용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여 승리하려고 한다. 그러나 전쟁시 과거에 사용했던 전술을 반복하면 승리할 수 없다는 원칙이 있다. 


이제 우리 정치도 이전 선거판에서 자주 써 먹었던 망국적인 지역 의식을 벗어날 때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후보가 여야 대선 후보가 되지 않도록 현명한 우리 국민과 유권자들이 선택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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