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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방일보 편집인





 제1야당 대표로 젊디 젊은 30대가 선출되자 많은 국민들이 하나같이 크게 놀랐다. 국민들은 60대나 70대의 다선의원 중 한 명 뽑히리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막상 개표결과  '따르릉'을 타고 출근하는 30대 중반의 이준석 신임 대표를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는 아직도 고정관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고정관념의 노예로 살아 왔는가? 남존여비(男尊女卑), 사농공상(士農工商), 지역편견, 인종편견, 학벌차별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정관념 속에 파묻혀 살아왔다.

얼마전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길게 늘어 선 여성 화장실이 TV에 보도된 적이 있다. 그 이후 여성 화장실의 비율을 크게 늘린다는 당국의 발표가 있었다. 이게 과연 적절한 대책인가?

얼마전 호주에 여행을 간 적이 있다. 골드 코스트 해변에서 화장실을 갔더니 유니섹스(unisex) 화장실이 대부분이었다. 남녀공용이란 뜻이다. 긴가민가 하며 들어가 보니 좌변기만 있는 것 아닌가. 뚜껑을 올리면 남성용, 뚜껑을 내리면 여성용이 되는 것이었다.

며칠후 인적이 뜸한 산으로 등산을 갔는데 화장실은 하나 뿐이다. 당연히 unisex다. 모든 화장실을 남녀로 구분해야 한다는 우리의 고정관념은 얼마나 시대착오적인가?

인적이 드문 산속에도 반드시 남녀 화장실을 따로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우리나라가 변화하는 국제 추세에 맞게 남녀공용 화장실을 설치한다면 적잖은 국가예산이 절감되지 않을까?

요즘은 공간활용에도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얼마 전 좁은 공간을 빌려 운영하는 교회를 간적이 있다. 본당에서 예배를 마치니 이동식 의자가 뒤로 싹 빠지고 식탁이 쭉 들어왔다. 본당이 벼락 식당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 교회는 담임목사실이 주일에는 새 신자실이 된다. 주중 유료 카페가 주일에는 무료 친교실이 된다. 모든 교인들이 믹스커피 한 잔을 들고 들어와 한 주간의 보고픔을 이곳에서 해소한다. 10명 들어가는 초등부와 20명 들어가는 중등부 사이에는 접이식 칸막이로 막아져 있다. 필요시 열어제치면 30명을 수용하는 대강당으로 변하는 것이다.

개업한지 얼마 안 된 벤체기업을 방문한 적이 있다. 직원들의 책상이 모두 벽 쪽을 향해 있다.
각자 벽을 보고 앉으면 개인 사무실이고, 의자를 360도 쫙 돌리면 회의실이고, 손님이 오실 때면 응접실이 된다.

작은 공간을 2배, 3배로 활용하는 지혜를 보면서 또 한 번 무너져 내리는 고정관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쌍둥이 사이에도 세대 차이가 난다고 하는 세상이다.

문제는 지금 나의 생각이 버려야 할 과거의 고정관념인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너의 생각은 고정관념이고, 나의 고정관념은 소신이라고 착각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이런 사람이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그 나라 국민들은 불행할 것이다. 변화의 21세기에, 참신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로 대한민국을 리모델링 할 백마 탄 왕자는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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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6-30 17: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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