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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평화연구원장





SRT를 타고 광주 내려가는 중이다. 코로나 때문에 승객들이 차창 양쪽에만 앉아 있어서 차내가 한적하다. 옆 자리가 비어 있어서 편하긴 한데 경제 때문에 걱정된다. 고통받는 자영업자들은 안중에도 두지않고 코로나 백신을 들먹이며 정치공세를 퍼붓는 자들을 생각하면 더 우울해진다.


이들이 언제는 서민들을 생각한 적이 있었던가. 학교와 기업을 소유하고 부동산으로 치부하면서 오로지 일신의 안위만을 위해 살아온 자들이 이 나라를 쥐락펴락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나라가 망해도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사람들이 부와 권력을 세습하면서 막강한 기득권을 이루고 있는 이 나라가 참담하다.


의사나 변호사같은 전문직 급여로도 모을수 없는 거금을 부동산 폭등으로 일거에 벌어들인 사람들이 신흥 기득권에 편입되면서 이제는 민주와 정의라는 말도 짓밟히고 있다. 법을 장악한 세력들은 전관비리 현찰에 코 꿰어 진실을 희롱하고, 언론인이라고 자처하는 무리들은 빵부스러기에 혹해서 궤변으로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데 여념이 없다.


차창 밖 풍경이 쾌청하다. 이토록 아름다운 강산을 지키기 위해 피 흘리며 쓰러져간 선열들이 뭉클하다. 추운 겨울밤 광화문에서 촛불 밝힌 수많은 눈빛들이 떠오른다. 80년 그날 도청앞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다 쓰러져간 분들의 선혈이 또렷해진다.


눈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발걸음 하나도 흐트러지지 말라고 했다.  오늘 내가 걷는 이 길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까. 내 아이들이 살아갈 소중한 세상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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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12-19 21: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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