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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장마, 수해, 이에 따른 사과나무 병충해 발생 등등 우울하고 괴로운 사건들만 연일 닥쳐왔다. 부사 주산지인 아래 사과밭은 오랫동안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 뿌리에서 흙속의 영양분 공급을 제대로 못 올려 나뭇잎이 갈변되면서 우수수. 

 

게다가 연일 내리는 비로 상대적 저온이 한 달여 계속돼 일부 사과가 벌써 색갈이 돌기 시작했다 이러면 제대로 크지 못한다. 인상 찌푸릴 일만 계속됐는데 간만에 정말 좋은 일이 생겼다. 지난 화요일 사과 공판장에 싣고 간 아오리 사과 경매가가 무지하게 잘 나왔다. 1등품이 10kg에 4만8천원, 2등품이 4만3천원으로 경매됐다.

 

1등품이 잘해야 2만 원대 후반이나 될까하고 가지고 간 건데 ㅎㅎ. 정확히 1년 전에 받았던 경매가격과 올해 경매가격을 비교해 보면 이번에 얼마나 잘 받았는지 비교가 된다.(첨부 사진) 

 

우리 과수원에서 큰 아오리 5kg 1박스에 2만8천원, 작은 건 2만3천원 받고 택배로 파는데 그냥 공판장에 싣고 가는 게 더 나았을 지경이다. 택배는 5kg 1박스 당 3천원 배송비가 들고 박스 값이 1,200원, 그 밖에 포장 부자재 값, 포장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공판장에 싣고 가 파는 게 훨 낫다.

 

그래서 어제 그 무더위 속에서도 공판장용 오픈박스 사다 부랴부랴 포장해 오늘 아침 일찍 공판장으로 싣고 간다. 이번에도 잘 받아야 하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공판장 경매가격은 그날 그날 수급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 폭이 크다. 하나님, 부처님, 부디 제발 많이 받게 해 주세요.

 

돌아가신 어머니도 좀 도와주세요. 생전에 사과가 안 팔리면 어머니 보고 농담으로 사과를 광주리에 담아 이고 시내 장터에 나가 팔자고 했다. 고관절 수술을 해서 다리가 불편하셨던 어머니는 “못 가!” 했는데 내가 그러면 “사과 사이소~~ 사과요” 하면서 처량하게 옆에서 소리치라고 했다.

 

그러면 정말 슬프게 “사과 사이소~~ 사과” 그러셨는데.....눈물이 난다. 어머니가 무척 보고 싶다. 치매가 악화돼 아들을 못 알아보시더라도 그냥 옆에라도 계셨음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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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8-20 10:4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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