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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대학교 총장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20일 한국을 방문했다. 혈맹으로 맺어진 굳건한 한미동맹과 양국의 대외 관계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고, 우리의 미래 전략을 생각해 볼 좋은 기회였다. 이전 정부와 달리 한미관계를 다시 복원한 것이 큰 성과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여전히 북핵으로부터 위협을 느낀다. 동북아시아 최북단에 위치한 지정학적 여건과 한반도 주변국을 고려할 때, 주한미군은 한국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아시아 세력 균형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스스로 국가를 지킬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과거 우크라이나는 세계 3위의 핵 강국이었다. 1994년 12월 5일 헝가리에서 미국, 러시아, 영국은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모두 폐기하더라도 '독립과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과 러시아의 약속을 믿고, 하나의 핵무기도 남기지 않고 모두 폐기했다.

그러나 2022년 2월 블라디미르 푸틴은 러시아 세력 확장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를 침략했다. 우크라이나가 단 하나의 핵무기만 있었다면 이 전쟁의 상황은 많이 달랐을 것이다.

필자는 40여 년 전 육군 장교로서 군 생활을 했다. 그 당시와 현재의 우리 국방력을 비교할 때 나름 괄목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고 판단된다. 과거에 한국군은 보병과 인력 중심이었으나, 지금은 기계와 현대식 장비를 갖춘 유능한 군대로 성장했다. 핵무기를 가질 수 없는 우리의 현 실정을 고려할 때, 한국 국방력 향상을 위해 다음과 같은 대안을 생각해 본다.

첫째, 한국 방위산업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켜 한국 수출산업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다. 2022년 한국은 카타르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 방산산업과 훈련 방법을 전수하고 있다. 방위산업의 발전은 자주국방이 되면서 동시에 한국 경제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원전기술 발전은 기후변화로 야기되는 전 세계 에너지 시장 재편에 우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한국은 핵을 가진 북한에 대응하기 위하여 동등한 성능을 가진 한미 핵 공동 운용 등 협력이 필요하다. 현재 유럽에 배치된 미국 핵무기는 나토와 함께 운영하는 것으로 협의됐다. 한국은 핵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다. 재래식 무기가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위력은 핵무기의 1만 분의 1이다. 미국과의 핵 공동 운영 등이 그 대안이다.

한국은 전쟁의 위험이 상존해 있는 국가다. 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여성, 노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다. 자주국방은 한국을 지키고 보위하는 데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다. 미국을 포함한 우리 주변국과의 군사적인 협력은 매우 긴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자국의 영토를 스스로 지키겠다는 확고한 신념과 자주국방이다.

  • (매일경제 2022. 0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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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6-13 16: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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