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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근/ 미국은 왜 駐獨 미군을 대폭 감축하려 하나?
  • 기사등록 2020-06-21 17:32:33
  • 기사수정 2020-06-22 18: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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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방개혁연구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 9,500명을 줄일 예정이라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독일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지만 여기에 응하지 않자 줄이겠다는 것이란다. 


결과적으로 이것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과연 그럴까? 내가 보기엔 전혀 사실이 아닌 듯 보인다. 그러면 트럼프는 왜 독일의 병력을 줄이고 있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오늘날 안보적 차원에서 미국의 주요 관심사가 러시아 아닌 중국이라는데 있다. 


지난 수백 년 동안의 미국의 관심은 미국이 아닌 또 다른 패권국가의 부상을 방지하는 일이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주요 관심은 유럽, 중동 그리고 동북아지역이었다. 유라시아 대륙 주변의 주요 지역인 이들이 주요 관심지역이었다. 


오늘날 유럽과 중동 지역의 경우 미국의 패권을 위협할만한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문제는 중국이다. 따라서 오늘날 미국은 국가의 온갖 노력을 중국에 집중시켜야 하는 입장이다.


이미 잘 알려진 바처럼 러시아의 군사력은 나토국가들의 경우와 비교하여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특히 항공기, 전차 및 함정과 같은 재래식 전력이 그렇다. 러시아가 서유럽 국가를 유린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안보적 측면에서 오늘날 유럽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임을 뜻한다.


 유럽 국가들의 경제력이 러시아와 비교해 훨씬 막강하다는 점에서 이들 유럽국가들이 국방비를 증액하면 미군을 감축해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러시아가 서유럽을 유린하면서 패권국가로 부상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서둑 병력 감축은 2019년 9월 이후 미군 전문가들의 검토에 입각한 것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서독 주둔 미군 감축이 트럼프의 압박으로 나토(NATO) 국가들의 방위비가 증가되었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는 익명의 미국 전문가의 발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의 재래식 위협은 한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나토국가들의 방위비가 늘어난 것이다. 이는 미국의 나토 주둔 병력을 감축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혹자는 독일의 미군 병력 감축이 미국에 독일이 지불해 주는 방위비 분담금의 규모가 적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오늘날 방위비 관련 미국과 나토 국가의 주요 쟁점은 유럽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 대한 지원비가 아니고 나토 국가들의 GDP 대비 국방비 비율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나토 국가들의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이처럼 요구하는 것은 유럽 주둔 미군 규모를 줄이기 위함이다. 러시아의 위협이 고정된 상태에서 나토 국가들의 국방비를 증액시키면 미국이 나토에 기여해야 할 부분이 줄어드는 것이다.


유럽 주둔 미군을 줄이는 이유는 나토 국가들의 방위비 분담 규모가 작기 때문이 아니라 나토 국가들의 방위비 분담금이 늘어나면서 미군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처럼 미국이 나토 주둔 미군을 줄이는 반면 유럽 안보를 가급적 나토 동맹국들이 보다 많이 담당하기를 바라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러시아의 위협이 감소한 반면 중국 위협이 대거 증가되었다는 점에서 오늘날 미국의 관심이 동북아 지역으로 이전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동북아 지역의 경우 유럽 지역과 달리 미군을 주둔시킬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다는 점이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서독주둔 미군 감축으로 인해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늘려줄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식의 국내 C일보 보도는 잘못된 것이다. 서독 주둔 미군 감축은 그 신문의 보도와 달리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줄여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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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6-21 17: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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