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클라우스 슈바프/자본주의 '위대한 리셋' 시작하라
  • 기사등록 2020-06-08 17:59:43
  • 기사수정 2020-06-08 18:00:09
기사수정

(세계경제포럼 회장)


코로나19 이동 제한 조치는 점차 완화되고 있을지 모르나 전 세계 사회·경제적 전망에 대한 불안감은 심해지고 있다. 급격한 경기 침체는 이미 시작되었고 1930년대 이후 최악의 불황이 찾아올 수 있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는 교육에서 사회적 계약과 근로 조건에 이르기까지 사회와 경제의 모든 측면의 개조를 목표로 연대하고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참여해야 하며 석유와 가스에서부터 기술 부문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업이 변해야 한다. 요컨대 자본주의의 '위대한 리셋'이 필요하다.

위대한 리셋을 추진하는 여러 가지 이유 가운데 가장 시급한 이유는 코로나19다. 이미 수십만 명의 사망자를 낸 이 전염병은 최근 역사상 최악의 공중보건 위기 중 하나다. 코로나19는 경제 성장, 공공 부채, 고용 그리고 인간 복지에 심각한 장기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많은 국가에서는 실업률이 치솟고 있다. 미국에서는 3월 중순 이후 현재까지 4명 중 1명의 근로자가 실업 수당을 신청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로 전망했다. 이는 불과 4개월 만에 전망치가 6.3%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위대한 리셋 의제는 세 가지 주요 구성 요소로 이뤄진다. 첫째는 시장을 보다 공정한 결과로 이끄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조세, 규제, 재정 등의 정책 조정을 개선하고 무역 협정을 업그레이드하며 '이해관계자 경제'를 위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조세 기반이 위축되고 공공 부채가 급증하는 시기에, 정부는 이러한 조치를 추구할 강력한 유인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더 공평한 결과를 촉진하기 위해 오랫동안 지체된 개혁을 시행해야 한다. 국가에 따라 여기에는 부유세 변화,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그리고 지적 재산, 무역, 경쟁을 관리하는 새로운 규칙을 포함할 수 있다.

위대한 리셋 의제의 두 번째 구성 요소는 투자가 평등 및 지속 가능성과 같은 공유 목표를 추진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많은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대규모 지출 프로그램은 이를 위한 진전의 기회로 여겨진다. 우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7500억유로(약 8260억달러) 규모의 경제 복구 기금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중국, 일본 역시 야심찬 경제 활성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러한 기금에 더해 민간 기업 및 연기금의 투자는 기존 시스템의 틈을 메우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보다 탄력적이고 공정하며 지속가능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데 활용돼야 한다. 예를 들어, '친환경' 도시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고 산업계의 환경·사회·지배구조 지표 실적 개선을 위한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것이다.

끝으로 위대한 리셋 의제의 세 번째 우선순위는 특히 보건 및 사회적 과제 해결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키고자 4차 산업혁명의 혁신을 적용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동안 기업과 대학 등은 진단법과 치료법, 가능성 있는 백신 개발, 시험 센터 설립, 감염 추적을 위한 메커니즘 개발, 원격의료 제공 등을 위해 힘을 합쳤다. 모든 분야에서 이와 유사한 공동의 노력이 이뤄졌을 때 무엇이 가능할지 상상해보자.

코로나19 위기는 전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의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비극이 유일한 유산이 될 필요는 없다. 반대로 이번 팬데믹은 더 건강하고, 더 공평하고, 보다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세계를 숙고하고, 재구상하고, 재설정할 수 있는 귀하고 시급한 기회를 제공한다고도 볼 수 있다.
(매일경제신문 2020.06.08)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0-06-08 17:59:43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유니세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