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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 4. 7재보선, 누구에게 잔인한 달이 될 것인가?
  • 기사등록 2021-03-30 17:24:14
  • 기사수정 2021-03-31 16: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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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국방일보 편집인






"저를 선택해 주십시요. 세계 1등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우리 당 후보를 지지해 주십시요. 지상낙원, 잘 사는 도시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에서 후보들의 사자후(獅子吼)가 허공을 가른다. 7일(투표일)이 되면 누군가는 승자가 되고, 누군가는 패자가 될 것이다. 어느 당에는 축제의 날이 될 것이고, 어느 당에는 잔인한 날이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4월에 커다란 사건이 많이 발생했다. 세계사적으로는 1975년 4월,
월맹군이 사이공을 점령한다. 사실상 월남전의 종식을 선언한 셈이다.

1976년 4월, 중국 천안문 광장에는 10만명의 시민이 운집한다. 지도부 교체를 지지하는 시위가 일어난 것이다. 1982년 4월에는 아르헨티나군이 포클랜드 섬을 공격해서 84명의 영국 해병대를 전멸시킨다. 소위 포클랜드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4월에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이 발생했다. 제주 4.3사건이 대표적이다. 무장공비를 소탕하는 과정에서 1만 4000여명의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 당했던 아픈 사건이다.

1960년 4.19 학생혁명도 빼놓을 수 없다. 독재에 항거하며 교정(校庭)을 뛰쳐 나왔던 젊은 학도들, 그들의 희생으로 나라는 민주주의를 회복했지만 수많은 젊은 학도들의 피를 제단에 바쳐야만 했다. 

경기도 안산의 단원고 학생등 476명을 태우고 수학여행을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인근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사건도 2014년  4월(16일)에 발생했다.

세계10대 경제대국에서 백주(白晝) 대낮에 침몰하는 선박을 바라보고만 있었던 불가사의, 304명의 희생자, 특히 어린 학생들의 희생에 가슴이 아려온다.

4월이 갖고 있는 계절의 숙명인가? 2021년 역시 4월이 되면서 선거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그도그럴 것이 형식상으로는 서울과 부산에서 두 명의 시장을 뽑는 지방 보궐선거에 불과하지만 내년 대통령 선거를 1년 앞둔 시점인지라 각 정당은 득표전에 사활을 걸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선거역사도 70년이 지났다. 그러나 선거문화는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근거없는 네가티브가 난무하고 있다. 대책없는 포퓰리즘이 쏟아지고 있는가 하면 나라는 망해도 나만 살면 된다는 식이다.

오직 믿을 것은,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이다. 만사 제쳐놓고 투표장으로 달려나가는 행동 뿐이다. 선거가 끝나면, 어느 후보에게는 잔인한 달이 될 것이다. 어느 정당에게도 잔인한 날이 될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잔인한 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미국의 저명한 시인 T.S 엘리엇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

뚜꺼운 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의 고통, 딱딱한 껍질을 깨고 나오는 새잎의 아픔이 있기에
4월은 잔인하다고 한 것인가? 국가의 존망이 달려있는 4월 재보선을 조심스런 마음으로 기다리며, 2021년 4월은 대한민국에 잔인한 달이 아니라 환희의 달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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