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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장사를 하고 있으니 마케팅에 대해, 특히 대(對)고객 만족도를 늘 생각하게 된다. 사과야 단순 기호식품이니 복잡한 것 없이 맛과 가격만 제대로 관리하면 된다. 사과 맛은 내 생각엔 거의 평준화 되어 있어 그렇게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가격도 인터넷에 깔린 게 사과장사이니 비싸게 받을 수 없다.

그런데 이달 10일 경 부사(富士)사과 판매 이후 초기 반짝하던 판매량이 재(再)주문이 없어 팍 줄어 최근엔 거의 0에 수렴하고 있다. 대고객 서비스에 문제가 있나 곰곰히 반성해 봤다. 사과 맛은 명품이라곤 못해도 평균 이상은 간다고 자부한다. 가격도 인터넷을 뒤져 다른 데 보다 비싸지 않게 책정했다. 뭐가 문제지? 

사과는 택배 주문을 하건 마트에서 사던 식료품이기 때문에 대개 그집의 안주인이 구매권을 쥐고 있다. 내 주고객층은 주로 내 지인들이기 때문에 남자 위주다. 내가 '사과 사세요!' 하고 문자나 메일로 읍소하면 '뭐 하나 사 줘야지' 하고 한 번 주문하곤 끝이다. 어떤 경우엔 집에 가서 와이프에게 핀잔을 듣는다. 아니 내가 마트에서 사과 사 왔는데 왜 또 주문했느냐고.

어~~ 매년 각설이 마냥 사정해 옛 정을 생각해 한 번 그냥 주문해 줬어 다음부터 안 할게 (용서해 줘) ... 마트에세 4~5개씩 사다 먹으면 될 걸 한 박스에  20개나 되는 걸 언제 다 먹어요? 이거 다 먹을 때 쯤이면 푸석거려 못 먹어요! 구시렁 구시렁 ... ...

이러니 한 번 주문으로 면은 세웠으니 끝이다. 사과장사 4년 만에 정기 재주문 고객이 그래도 몇 있는데 다 여성분들이다. 집사람 친구든가 아니면 어쩌다 우리 농원 사과에 꽂혀서 로열 구매 고객이 되었다.

아니 한 사람 남자 고객이 있다. 후배 교수로 마초 기질의 남자다. 워낙 사과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냥 내가 시키면 되지 뭐! 이런 생각이다. 가정의 사과 구매 권력을 쥐고 있는 안주인에게 어떻게 접근해서 꼬실까? 이게 최근 사과 판매에서 부딪힌 가장 큰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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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12-01 23: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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