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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농사 지으러 왔소이다!

   귀향의 변

                               

                                             윤재걸(1947~ )



햇볕도 들지 않는 그늘진 시멘트 숲,

홍진(紅塵)에 묻힌 삶 더 이상 싫어

글농사 지으러 고향땅에 왔소이다!


육십이 넘어서도

뜻대로 살 수 없다면

차라리 죽은 목숨!


자존(自尊)의 촛불마저 지킬 수 없는

서울의 노예생활 단칼에 베고

글농사 지으러 고향땅에 왔소이다!


썩은 나라 썩은 인물 뒤로한 채

붓 한 필, 칼 한 자루 달랑 메고

글농사 지으러 고향땅에 왔소이다!


귀향을 핑계삼은 스스로의 귀양길...

등 굽혀 손 비벼 살 수 없는 한세상...

글농사 하나에 새 세상을 걸었소이다!


생명의 소리, 자연의 소리 한데 엮어

새 세상의 화음(和音)을 얻을 요량,

생가 터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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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9-25 17: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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