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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은 설렘으로부터 시작된다더구나 가보지 않은 곳으로의 여행은 더 설레기 마련이다이번 영광 매간당고택(국가민속문화재 제234)으로의 여행이 그랬다.


기자가 여행단 일원으로 매간당고택 여행을 떠났다이번 여행은 영광군이 주최하고 전라남도종가회 영광지부와 함께 추진하는 매간당고택에서 인생샷 찍고하루 살아보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이다이 행사는 문화재청과 전라남도 영광군영광군의회 등의 협찬으로 마련된 귀한 행사였다.

 


문화재청 공모 고택종갓집 활용사업으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매간당고택에 숨어있는 7가지 스토리 찾아보기인문학 강연공연그리고 건강을 위한 매간당고택 마을 한 바퀴 걷고 힐링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었다.

 


우선 일곱 가지 이집만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매간당고택의 7가지 특징은 대한민국 국가민속문화재로 품격을 갖춘 집전국 민간 한옥 최대 규모인 125칸 규모의 집매화낙지 길지에 터를 잡았고, 4계단 용문양 둥근기둥 사용세명의 효자를 낸 집북향집원형을 잘 유지하고 자연미를 살린 집이라는 것이다


해설이 짜임새 있었다나주에 있는 남파고택에서 살고 있는 박경중 선생께서 이집 고택이 지닌 멋스러움을 이야기 해줬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영광군 군남면 동간리 동편마을에 위치한 매간당고택은 조선 후기 전형적인 상류층 가옥으로 품격을 갖춘 집이라는 것이다게다가 미인 자손이 태어난다는 매화낙지(梅花落地명당 터에 자리 잡고 있다.



꽃은 지라고 피는 것이라네꽃이 져야 열매가 열지안 그런가?”


최명희의 소설 혼불에 종가의 종부께서 손자에게 들판 모습을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들판은 매화낙지다매화 매(). 꽃 화(), 떨어질 락(), 따지(), 그렇게 쓰지라고 말한다이에 손자가 꽃이 떨어지는데 무엇이 좋은가요?”라고 묻는다이에 종부께서는 이 사람아꽃은 지라고 피는 것이라네꽃이 져야 열매가 열지안 그런가?”라고 설명한다.

 

멋진 풀이다그래서 명성과 인망이 높은 자손이 태어난다는 터가 매화낙지(梅花落地)매화낙지 형국의 길지를 갖춘 우리나라 고택은 매간당고택을 비롯하여 영주 무섬마을파평 윤씨의 집성촌이었던 윤촌마을(매화리윤광수 가옥풍산 류씨 우천파 종택인 수암종택 등이 있다이들 집마다 대단한 위세를 자랑하는 명문가이다.


이는 우리 조상의 명당에 대한 사고의 깊이를 잘 보여준 것이다풍수지리를 미신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하지만 풍수지리는 예로부터 이어진 생활철학이자 지형 및 날씨 등을 토대로 인간의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학문이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한 50대 후반이 된 한 부부(사진 속)가 “20~30년 전 쯤 진즉 이곳에 와 자볼걸하고 우스갯소리를 했다이들 부부에게는 두 아들만 두고 있다고 했다.

민가로써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규모인 12동 125칸을 자랑하며 용문양을 한 삼효문이 솟을대문으로 우뚝 서 있고 초가 호지집 3채가 집밖에 남아 있다


또한 조상을 모시는 사당과 아이들을 가르쳤던 서당 등이 옛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그런데 특이한 것은 북향집이라고 한다주역에 권위가 있는 참가자 한 분께서 나침판을 꺼내어 동북방면 집이라고 한다.

이 역시 자연을 거슬리지 않고 집을 지은 슬기로움이 담겨 있다방향 보다는 풍수에 따랐고시선을 강조한 셈이 된다그렇게 해서 집을 좌우로 길게 배치했을 것이다매간당고택은 지리적 형세를 살펴보면 불갑천의 물과 마을 고샅물이 안뜰에서 만나 서쪽으로 물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종택이 호남정맥의 끝자락 삼각산의 지맥에 위치해 있으며산세가 전체적으로 동북을 향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이 집은 알뜰한 살림살이를 한 실용성을 강조했다집 안에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기 위해 부엌에서 가까운 곳에 돼지막사를 두었고중문 가까이에 닭을 키웠다고 한다.

물론 당시 집안에 돼지를 키우고 닭을 키우는 것은 흔한 모습이다그렇지만 이 집 같이 125칸 면모를 갖춘 집에서 알뜰한 살림살이를 보여준 것은 흔치 않는 모습인 것만은 사실일 것이다.


영광 매간당고택에서의 하룻밤 체험의 재미를 더해준 것은 이곳에서 만끽하는 작은 음악공연과 영광의 맛이었다.

 


우선 작은 음악회를 표방한 클래식 공연을 이곳에서 만났다이런 멋진 클래식 공연이 고택에서 잘 어울렸다소프라노 김미옥 선생의 목련화와 유레이즈미업은 큰 파장이 되어 고택을 깨웠다바리톤 정찬경 선생의 비목과 박승원 선생의 바이올린 연주 사랑의 로즈마리는 감미로운 선율이 됐다.



영광에 영광굴비 말고도 노랑가오리 애탕’, “와 이게 정말 맛있다


영광의 맛은 또 어떤가나는 영광에 오면서 내내 영광굴비를 먹을 것이라 지레 짐작을 했다그런데 처음 대하는 음식 노랑가오리애탕이다이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마주하고 과연 맛은 있을까 의문이었다그런데 의외였다이 맛이 비범했다절묘했다. ‘노랑가오리 애탕이라 해서 과연 무슨 맛일까 했는데와 이게 정말 맛있다.



 


영광음식이 보통이 아니구나하고 절로 감탄사가 나온 순간이다다음날 음식도 맛있었다. ‘백합죽을 먹었다영광하면 백합의 고장이 아니던가.


고택 한옥집에서의 체험도 신기했다처음 자 본 한옥이었다마치 내가 이 집 주인이 되어 본 체험이었다.


행사 내내 주관하던 인솔자가 불편함을 체험해보는 시간여행이라고 강조했는데 생각보다는 한옥에서의 1박이 크게 불편함이 없이 즐거움이 됐다.

 


솔직히 화장실 이용은 불편했다현대식 화장실도 이 고택에 만들어져 있긴 하다하나만을 쓸 수 있는 불편함은 감수해야 했다이 집의 매력은 재래식 전통 화장실인 뒷간3개가 그대로 보존 돼 있다는 것이다완전한 전통 변소 그 자체였다쓰고 있는 뒷간이었다참가자 몇 명은 대단한 용기를 내 뒷간에서 뒷일을 보는 용단을 내리기도 했다나는 차마 용기가 나질 않아 슬그머니 꼬리를 뺐다겨우 안을 살핀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즐거움이 된 불편함을 체험해보는 시간여행


인솔자 이야기처럼 이런 시간여행은 해봄직하다는 생각이다그만큼 우리는 편리함만을 추구해왔다는 자성과 함께 뒤를 돌아 봤다아파트 생활에서의 편리함을 쫒아온 것이다그래서 작은 불편함을 힘들어하기도 했다.


나 역시 늘 그랬던 것 같다한옥 체험은 시간여행이었지만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여행 쯤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한옥을 우리가 지키고 보존해야 될 것 같은데 안타까웠다이 멋진 145칸짜리 한옥도 이제는 사람이 떠난 빈 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명승 고택 소쇄원을 지켜온 양재혁 소쇄원 원장은 한옥의 경우도 사람과 똑 같아 추울 땐 불을 때줘야 하고무더운 여름에는 문을 열어 바람을 통하도록 해야 오래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양재혁 원장은 문화재 건축물에 가면 눈으로만 보세요라고 마루에 있는 목판을 볼 수 있는데 이게 잘못이라며 마루는 그저 눈으로 봐야할 대상이 아니고 걸터앉아 손길을 주고만져주고 하는 사랑이 더해져야 윤기가 난다고 말했다.


양 원장만의 문화재보호 정책 철학과 소신을 우리들에게 들려준 것인데 울림이 있었다양 원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마루에 잠시 걸터앉아 우리 전통한옥과 사랑으로 이야기 해 보세요라고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말 역시 이해가 갔다.

불을 때줄 때 연기도 그을음도 다 미학이라는 주장이었다그저 보여주기식 한옥은 생명력을 상실한 죽은 건축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사용하지 않고 불을 때주지 않는 한옥은 10년쯤 방치되면 절로 무너진다는 것이다. “와 이래서 이 같은 고택 활용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을 것이다하고 척척 이해가 갔다.

 


한옥 체험 때문에 광주에서 서울에서 온 이집 주인 모녀(사진 속)께서도 자주와 불을 때줘야 하고문을 자주 열어 통풍을 시켜줘야 하는데그렇지 자주 못했다며 특히 지난번 아궁이가 무너져 더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말을 한 것도 다 이해가 갔다.


그동안 내 머릿속 생각만으로 해온 한옥은 그냥 보호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관념이 이번 한옥체험에서 다르게 느끼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이었다오랜만에 불을 때보는 한옥의 연기마저 구수한 추억이 된 것이다내가 오늘 이 행사에 참석해 한옥에서 체험해보고 한옥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좋은 추억이 됐다나 때문에 오늘 불을 넣었고 또 잠시나마 문과 창문을 열도록 해준 것만 해도 뿌듯했다이런 멋진 고택이 오늘 잠시 숨을 쉴 수 있도록 했구나에 감사해 했다.


편리함만을 추구해온 도시인이 된 나에게 옛 전통방식으로 하룻밤을 지내보는 불편함을 체험해보는 귀한 시간이 된 것만은 사실이다.

 


이번 여행에서 사진을 참 많이 찍었다이런 소중한 경험을 그리고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를 추억을 많이 담기 위해서였다멈춘 시간 속에서 매간당의 멋진 솟을대문 삼효문과 판축담(다짐담), 토석담와편담그리고 꽃담 등 담장문창살 등을 배경으로 인생 샷을 찍고 소중한 추억을 담아갔으면 해서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이 장면은 내 인생 사진첩에 오래도록 기억이 될 것이다이 멈춘 시간은 다시 나를 되돌아보는 그런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이를 사진첩으로 만들고엽서로 만들어 봤다이렇게 만든 사진엽서와 책은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그래서 이번 여행은 매간당고택에서 인생샷 찍고하루 살아보기’ 좋은 여행이 됐다.

                                                                                                                                                

/서울통신 양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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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6-12 07: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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