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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방문지 인기…전남 소쇄원-전북 아원고택·위봉산성·창포마을
  • 기사등록 2020-05-24 00:07:22
  • 기사수정 2020-05-24 10: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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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다녀간 전라도 한옥 여행지가 뜨고 있다. 

전남 담양 소쇄원과 전북 완주의 아원고택·위봉산성·창포마을이다. 


지난해 BTS가 방문하거나 화보를 찍은 후 이들 지역이 유명해졌다.



 소쇄원의 초입 물가에서 놀고 있는 ‘소쇄원 오리’가 요즘 갑자기 인기다. 지난해 3월 소쇄원을 찾은 BTS가 넋을 놓고 한참을 이 오리들을 바라봤다는 것 때문이다. 




통상 BTS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넋을 놓고 바라봤을 텐데, 오히려 세계적인 스타마저 넋을 놓고 바라봐야 했던 인기오리가 ‘소쇄원 오리’다. 스타가 알아본 진짜 스타오리였던 셈이다. 


소쇄원 오리들이 세계적인 스타인 BTS의 존재를 알아볼 리 없었을 것이다. BTS가 이들 오리들이 소쇄원 대숲 아래 물속에서 천연덕스럽게 헤엄치는 모습을 함참을 바라보다가 소쇄원을 한 바퀴 돌고 돌아갔다고 한다. 

 



알고 보면 ‘소쇄원 오리’는 시대를 초월해 벌써 500년 전부터 스타였다. 지금으로부터 505년 전에 소쇄공 양산보(1503~1557) 선생이 이곳에 터를 잡기 전인 10대 때에 창암촌에 딸린 물가 옆에 있었던 행정(杏亭, 살구나무정자)에서 공부를 하다가 물가에 놀고 있는 오리들의 모습을 보며 망중한에 빠져 있다가 오리의 뒤를 따라 가다 소쇄원 터를 발견하고 나중에 이곳에 정자를 짓겠다고 생각했다고 하니 말이다. 

 


475년 전에도 당대에 석학이었던 하서 김인후(1510~1560)도 물가에 조는 오리들을 보면서 소쇄공의 삶을 오리조는 모습처럼 마치 신선의 평온한 마음과 비유하여 소쇄원 48영 중 제33영 시를 지었다고 전한다. 

 

BTS가 소쇄원 오리에 빠졌던 것은 어쩌면 당연했음직하다. 

 

BTS가 다녀간 소쇄원의 역사는 기묘사화 이후 낙향하고 소쇄정 초정을 짓기 시작했다. 이곳에 명사들이 다녀간 곳이다. 시대를 논의했던 곳이다. 학포 양팽손, 하서 김인후, 송촌 양응정, 고봉 기대승, 제봉 고경명, 송강 정철, 양대박, 양산숙, 안영, 유팽로 등 당대의 학자들이 드나들었던 공간이었다. 

 

이들 명사들이 빈번히 오가고 했을 정도의 규모로 지금의 규모보다 몇배는 더 큰 공간이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거치면서 일본에 의해 소실되었던 아픈 역사가 있고, 산을 절개해 도로가 놓이고  ‘창암촌’ 집들이 불타 줄어든 그런 작은 공간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소쇄원의 규모 역시 대폭 줄어들게 된다. 지금의 소쇄원에서 한참 아래로 내려와 주차장을 지나 냇가로 가면서 ‘창암촌’, ‘고암동’, ‘제월당’, ‘광풍각’, ‘오곡문’, ‘애양단’ 등으로 이어진 가운데 당당한 규모의 공간에서 지금의 작은 공간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BTS가 다녀간 전북도 요즘 인기 관광지로 뜨고 있다. 지난해 ‘2019 썸머 패키지 인 코리아’ 화보집을 촬영한 후 완주의 산골마을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는 것이다. 소양면에서 위봉산성을 거쳐 동상면과 고산면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BTS 팬들에게 ‘인생사진’ 성지나 다름없다. 

 

BTS가 완주로 온 것은 지난 ‘2019 서머 패키지 인 코리아’ 영상과 화보 촬영차였다. 이후 입소문이 났고 어느새 인기 관광지가 되어 있었다. 

소문은 소문의 그곳을 묻는 작은 질문에서 시작됐다. “완주가 도대체 어디야?”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렇게해서 아원 고택이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아원고택은 완주 소양면 대흥리에 있는 오성한옥마을에 있는 고택이다. 

이 고택이 보통의 고택은 아니었다. 아원고택은 신록으로 덮인 종남산은 가득안고 있다. 종남산이 아원고택을 품은 것인지, 아니면 아원고택이 종남산을 품은 것인지 분간이 안될 그런 멋진 고택이다. 

 

종남산과 서방산, 위봉산 자락에 파묻혀 있는 한옥이지만 그 산자락을 오롯이 품고 있는 한옥이 ‘아원고택’이기 때문이다.

 

‘아원고택’은 2016년 11월 문을 열었다. 30년 전만 해도 이곳 산비탈과 논밭이던 약 3305㎡(1000평) 땅에 터를 잡았다. 

 

아원은 계획된 고택이었다. 이곳에 한옥을 짓겠다고 마음먹었던 사람으로 인해 세워진 고택이다. 건축은 철저히 종남산을 중심에 놓고 건축했다. 어디에서나 창을 열면 종남산이 품에 있도록 했다. 산과 어울리는 한옥을 지은 것이다. 

 

자연 속에 녹여놓은 그런 한옥을 지은 것이다. 공을 들였다. 이곳에 어울릴만한 한옥을 찾는 데만 5년의 시간을 기꺼이 허비했다. 또 자연에 어울리는 터를 잡고 건물을 완공하기까지 12년 걸렸다. 

 

한옥은 이 자연 속에 놓았다. 경남 진주의 1740년 즈음에 지은 고택과 1840년께 세운 전북 정읍의 한 고택을 이곳으로 옮겨 왔다. 기본 뼈대는 그대로 살리고 서까래와 기와만 교체했다.


천지인, 사랑채, 안채, 별채의 4개동 11개 객실로 구성된 아원고택은 3개의 한옥 스테이와 전통과 현대를 잇는 1개의 모던 건축물로 마련되어 있다. 대청마루와 처마선, 한옥 고유의 향과 품위를 즐겨볼 수 있는 한옥은 자연 속에 이질감 없는 구조와 절제미로 머무름 자체로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며, 현대적인 소재로 지어진 미니멀한 별채 천목다실은 한옥, 자연과의 절묘한 조화가 돋보이는데,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풍광과 건축적 아름다움이 매력이다.
 

바깥 풍경을 한옥의 건물 안으로 끌어들인다는 한옥의 건축 철학을 철저히 구현했다. 자연에도 거슬리지 않는 그런 멋진 건축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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